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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 베이비센터 코리아 의학전문가 팀)

언어 능력이 아무리 선천적이라고 해도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말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언어적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어나서 36개월이 될 때까지 언어 자극을 많이 주면 줄수록 아이가 더 빨리 더 많은 단어를 말하고, 더 다양한 어휘를 습득할 뿐 아니라 훗날 지능 지수도 높았다고 합니다. 아이의 뇌가 언어에 맞도록 신경망을 만들 때 언어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른 발달도 그렇지만 언어 발달에도 감수성기가 있어서 자극에 의해 두뇌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가 따로 있습니다. 따라서 어릴 때 언어에 노출되지 않으면 언어 신경망이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언어 신경망 형성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언어 환경 속에 살게 됩니다. 주변에 항상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돌 전에 뇌의 가지 돌기와 시냅스가 특정 언어에 맞게 형성됩니다.

그러나 TV를 계속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은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호작용이 없기 때문에 대뇌겉질의 관심을 끌지 못해 자극이 되지 못하고 저절로 폐기되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언어 발달을 자극하려면 아기에게 말을 많이 걸어줘야 하고,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아기가 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목소리를 들으면서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느려 걱정이라면 부모가 하는 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다양한 명사와 형용사를 사용하는 문장을 많이 쓸수록 아이의 언어 능력도 빨리 발달합니다. 반면 “안 돼!”나 “그만해”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들은 언어 능력이 떨어집니다.

아이에게 말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억지로 연습시키려는 마음을 갖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말을 걸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언어를 배우기에 적합한 뇌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언어에 노출시켜주기만 하면 4세 전에 유창하게 말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할 때 잘 들어주지 않으면 스스로 말할 의욕을 상실할 수 있으니 늘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출처: 베이비센터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