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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가 이럴까?" 폭력의 공간에 갇힌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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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짓밟고 밥 굶기고…또 어린이집 '학대'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수용소가 이럴까?" 폭력의 공간에 갇힌 아이들
지난 7월 초, 모르는 번호로 한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격앙된 목소리로 '학대'를 얘기했습니다. 적게는 두 돌도 채 지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일들…. 듣기만 해서는 믿기 어려운 말들이었습니다. 

밥을 굶기고, 때리고, 가둬 두고, 자신의 아이들을 데려와 차별 보육한 보육 교사들은 부모님, 행정기관에 알린 것과 다르게 모두 친자매, 시누이 간이었고 일부 무자격자도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이 확보한 CCTV를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한 어린이집에서 모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 "감옥도 밥은 주잖아요" 상습적으로 아이들 굶긴 교사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인천의 한 가정 어린이집이었습니다. 3년 전부터 운영돼 오던 이 어린이집은 원장 선생님이 똑 부러지기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었습니다. 원장 최 모 씨는 특히 먹는 것 만큼은 아끼지 않는다며 학부모들 앞에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CCTV를 통해 드러난 모습은 그런 얘기와는 크게 달랐습니다. 

피해 부모님들은 학대 정황이 드러난 뒤 CCTV가 설치됐던 지난 12월부터 학대가 드러난 7월까지 모든 날짜의 영상을 꼼꼼히 확인했다고 합니다. 물었습니다. "밥을 제대로 안 준 건 며칠이나 그랬나요?" 격앙된 대답이 쏟아졌습니다. "단 하루도 제대로 준 적이 없다니까요!" 

아이들은 위생 관리 문제로 작은 식판을 어린이집에 가져왔다가 집으로 가져갑니다. 보육 교사들은 이 식판에다 반찬을 집어 들고서는 붓질하듯 쓱쓱 문질렀습니다. 밥도 퍼 담았다가 도로 덜어내 밥풀만 묻혔습니다. 밥을 먹었다는 흔적을 남기는 겁니다.

그리고는 건더기 없는 국물에 말더니 한 입 먹였습니다. 어머니가 퇴근해 데리러 올 때까지 종일 어린이집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먹은 점심 식사 전부였습니다. 떡국 같은 특식이 나오는 날엔 한 접시를 퍼서 아이들을 앉혀 놓고 한 숟갈 먹는 사진을 찍고 다른 아이를 바꿔 앉혀 또 사진을 찍는 식이었습니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잘 먹는 사진을 보며 안심했습니다. 

아이들이 배고파하면 옥수수 통조림 같은 간식을 가끔 먹였다고 합니다. 숟가락 하나를 돌려가며 10여 명의 아이들에게 한 숟갈씩 퍼 먹였습니다. 숟가락을 같이 쓰니 아이들 사이에서 구내염과 수족구병이 전염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 피해 아동 학부모 
"저희 아이들은 이상하게 놀이터에 가면 노는 게 아니라 3시간 4시간을 계속 먹는 것만 찾는 거예요.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그런데 살은 안 찌고…." 

"어떤 어른이 상상이나 하겠어요. 그 조그마한 아이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먹은 흔적을 남기려고 밥풀을 묻히고. 이런 건 진짜 화면으로 보지 않으면 누가 말로 해서 믿지 못하실걸요."

"일찍 온 아이들은 거의 온종일 굶는 거예요. 그 말도 못하는 애들이 배고파 울면 운다고 또 방에 가둬 놓고. 일제 수용소도 이럴까 싶을 정도로…. 감옥은 밥이라도 주잖아요. 애들을 완전히 가둬 놓고 때리고 굶기고." 


 보육 교사들은 경찰 조사에서 "똥, 오줌을 많이 싸 적게 먹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한 식자재 명세를 회계로 기록하고 남겨둬야 하는 만큼, 이렇게 사들인 식자재를 자신들이 빼돌려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억장이 무너져" 이어지는 폭행 

아이들은 진저리를 치며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 안에 무서운 폭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체중을 실어 아이들의 다리를 발로 짓밟고, 젓가락으로 찌르거나, 머리채를 잡고 흔들거나, 머리와 몸을 차는 등의 학대 정황이 CCTV에 찍혔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것만 200차례가 넘는다고 합니다. 
- 피해 아동 학부모 
처음 CCTV를 확인했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무섭고 우리 아이가 했던 말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말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이 무섭다. 어린이집이 가기 싫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저에게 하는 말이 "엄마 어린이집 안 갈래." 왜? 그러면 "선생님이 무서워…. "

특히 3세 반 아이들은 대부분 아직 말을 하지 못합니다. 폭력과 굶주림 앞에서도 저항하거나 말로 피해를 호소하지 못했습니다. 

- 피해 아동 학부모 
"아이가 저희 출근할 때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저희 출근하는 그 문 앞에 나와서 자기 데려가라고, 맨날 자기도 신발을 신고 그래요. 말을 못하니까…."

"어린이집에 보낸 지 4일밖에 안 됐었거든요. 설마 나흘 보냈는데 무슨 그런 상황이 있을까 하면서 CCTV를 확인했는데…. 우리 아이가 낮잠을 잘 안 자고 장난감 갖고 놀겠다고 하니까, 가는 아이를 붙잡고 머리를 바닥에 박는 거예요. 그걸 보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거예요." 

● 자식처럼 키워준다더니 '내 자식만 귀한 자식' 

해당 어린이집의 원장과 보육 교사 2명은 친 자매간, 나머지 1명은 시누이 사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숨기고, 원장은 "자신이 운영을 잘해서 오랫동안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부모들을 속였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그 사람들이 다 가족이었으면, 몇 년 전부터 같이 했다는 걸 들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학대 사실보다, 이 사람들이 그동안 아이들을 정말 무섭게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무서웠어요."

자신들의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데려와 차별 보육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굶는 동안 고봉밥을 담아 먹이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도 방치했다고 부모들은 말합니다. 

- 피해 아동 학부모
"우리 아이가 그런 상황에서 받게 될 박탈감, 그리고 먹는 것을 두고 다른 아이들과 경쟁해야 되는 그 상황…. 그런 것들이 나중에 트라우마로 남을 까봐 굉장히 마음이 아파요." 

이들은 부모들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도 속였습니다. 담당 인천 서구청에는 이 어린이집에 다른 사람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자격증을 대여해 허위 등록을 해둔 겁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정기 실사에서, 이런 사실은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도 이들은 자신이 등록된 교사라며 거짓말을 둘러댔습니다. 4명 가운데 한 명은 아예 보육 교사 자격증이 없었습니다. 

● CCTV 의무화 소용없는 '사각지대'

지난해 말 법이 개정되면서 어린이집의 CCTV 의무화가 법제화 됐습니다. 이 어린이집도 지난해 12월부터 고화질의 CCTV를 설치했습니다. CCTV에 찍히는 와중에도 학대가 벌어졌다는 겁니다.

CCTV로 학대 정황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학대를 예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린이집을 믿고 아이들을 맡길 수밖에 없는 학부모들로서는 보육 교사들에게 CCTV를 보자고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각지대 문제도 있습니다. SBS가 확보한 CCTV 중 한 장면에는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아이가 울고 보채자 한 보육 교사가 아이의 팔을 거칠게 잡아 끌고 CCTV 아래쪽 사각지대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CCTV를 설치한 사람은 원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원장은 단 한 차례도 학대 정황이 찍히지 않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졸업생 아이들은 항상 폭력이 일어났던 곳은 원장실이었다고 부모들에게 말했습니다.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학대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학대가 이뤄지는 것조차 몰랐다고 설명했지만, 부모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 피해 아동 부모  
"저희 아이들은 말을 할 줄 알아요. 아이들이 어디서 혼났느냐고 물었을 때 "원장님방, 컴퓨터가 있는 방, 깜깜한 방" 그렇게 얘기를 해요."

● 자격 정지까지 '2달' 아직도 어린이집 원장. 

아이들 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고, 말을 하는 4살 아이들이 피해를 호소해왔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교사들에게 '왜 이런 거냐, 학대한 것이 아니냐?' 물어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참다 못한 한 어머니가 아이를 그만 다니게 할 각오로 CCTV 확인을 요구했고 몇 달씩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진 학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행정 처분이 이뤄지기까지는 한참이 더 걸렸습니다. 경찰에서 CCTV를 확보해 교사들을 입건했지만, 담당구청은 경찰의 수사가 끝나지 않아 행정 처분을 할 수 없었습니다.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 되고 경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지난달 말이 되어서야 학대 혐의를 받는 교사들의 자격 정지 처분이 이뤄졌습니다. 

그나마 학대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어린이집 원장은 아직도 행정 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인근 어린이집에서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그곳을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곳의 보육 교사들은 '000'(학대가 이뤄진 가정어린이집)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 아이를 낳아도 맡길 곳이 없다면?

 피해 학부모들은 이제 도저히 불안해서 아이를 맡기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부모들은 식판에 남은 밥풀을 보며, 교사들이 찍어서 올리는 사진들을 보며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지낸다고 철석같이 믿었을 겁니다. 

 이 사건을 취재한 저도, 이 보도를 보는 여러분도 같은 불안을 느꼈을 겁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육아에만 전념하는 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도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다면, 누가 아이를 낳으려 할까요. 

CCTV를 달아 뒀지만, 학대는 이어졌습니다. 이 보도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에도 전국에서 어린이집 학대 뉴스가 쏟아지고, 보도국에도 학대를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이제 미봉책이 아닌 긴 호흡의 해결책을 우리 사회와 정부 당국이 심각하게 고민했으면 합니다. 
자료출처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82268&oaid=N1003789625&plink=TEXT&cooper=SBSNEWSEND&plink=OLD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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